中, 韓방공식별구역 침범 부인… 중첩구역 인정 안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3일 03시 00분


합참 확인에 “없는 일 꾸미지 말라”

지난달 31일 중국 군용기가 이어도 상공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국 국방부가 2일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꾸미지 말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그러나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물론 일본 방위성도 확인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국방부의 반박 입장이 나오기 수시간 전 합참은 중국 군용기 2대가 지난달 31일 한국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중첩 구역에 침범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할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전투기 출격 등 준비도 했었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실은 이날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의 서면질의에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유관방면(한국)은 사실을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도 ‘2대의 중국 군용기가 한일 방공식별구역에 사전 예고 없이 들어온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항해 목적과 경로를 설명해 달라’는 동아일보의 서면 질의에 “관련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서면 답변을 보냈다. 기자가 전화를 걸어 “어떤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말이냐”고 거듭 질문했지만 중국 외교부 측은 “서면에 보낸 답변을 참고하라”고만 말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태도는 이어도 상공의 KADIZ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중국이 2013년 11월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하자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그해 12월 18일 이어도 상공을 KADIZ에 포함시킨 새로운 KADIZ를 선포했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에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 군 당국은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한 게 틀림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동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일 군사적 갈등의 불똥이 한반도로 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중국이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려 시도하다 벌어진 일인데 왜 한중 갈등이 거론되는지 오히려 의문”이라며 “이번 사안은 중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손효주 기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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