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의 ‘권력은 국민에서’ 발언 겨냥… “헌법 1조 잘 지켜지고 있는데
헷갈려하는 사람이 있어”… TK서 수도권으로 眞朴지원 확대
새누리당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개소식 정치’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4일에는 수도권을 찾는다. 지난 닷새간 영남지역에 화력을 집중한 뒤 ‘진박(진짜 친박) 세력권’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이날 최 전 부총리가 찾는 곳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사표를 낸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의 선거사무소다. 이날 국회 본회의가 열릴 수 있어 참석 여부는 유동적이지만 최 전 부총리가 개소식 참석을 약속한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분당갑의 현역 의원은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이다. 이 의원은 최 의원과 대척점에 서서 ‘TK(대구경북) 혈투’를 벌이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이다. 유승민과 가까운 의원들에 대한 ‘정밀 폭격’인 셈이다.
최 전 부총리는 3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다시 한 번 유 의원을 정조준했다.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박근혜 정부에서 잘 지켜지고 있다”며 “헷갈려하는 사람이 있어서…”라고 말한 것이다.
유 의원은 1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1조 2항)’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해 7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헌법 공세’였다. 유 의원이 최 전 부총리의 ‘진박 후보 지원’을 에둘러 비판하자 최 전 부총리가 ‘맞불’을 놓은 셈이다.
최 전 부총리는 또 “최근 대구 부산 경남 등을 찾아 민심을 들어보니 한결같이 ‘국회를 지금처럼 놔두면 대한민국 망한다’고 했다”며 “불행하게도 대구에서 현역 국회의원 교체 여론이 높았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개소식에서 ‘수의불이심(守義不移心·의리를 지키고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이라는 붓글씨를 썼다. 최 전 부총리는 이를 두고 “저게 다른 말로 ‘진실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계파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김무성 대표는 ‘침묵 모드’로 들어갔다. 그는 이날 ‘(최 전 부총리가) 현역 의원들의 경쟁자 개소식에 잇달아 참석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기자의 질문에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그건 얘기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다만 이날 새누리당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 누구나 새누리당의 후보가 돼 승리할 수 있다”며 “여성 가산점을 드리는 것 외에 도와드릴 길이 없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의 적극적인 행보와 결을 달리한 것이다.
‘진박 후보 지원’에 대한 당내 반발은 계속됐다. 이날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은 최 전 부총리가 전날 강석진 전 거창군수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대해 “최 전 부총리의 자기 사람 심기 시도”라며 “유권자의 높은 정치 수준을 무시하는 행위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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