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들어갔던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일 ‘빈손’으로 귀국했다. 중국 당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북한에 대한 비난 세례를 퍼부었지만 미사일 발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유엔과 일본 등이 독자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전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우려하는 강한 수위의 성명을 냈던 러시아는 이날 자국 주재 북한대사를 초치해 자제를 촉구했다.
우 대표는 미국 등이 요구한 강경한 제재 내용을 설명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면 상황이 악화된다고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 연기나 취소 등 구체적인 확답을 들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 대표는 4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확답을 주지 않은 북한에 대해 중국이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 대표가 돌아온 뒤 정례 브리핑에서 “우 대표는 방북 기간에 양자 관계 및 현재의 조선반도(한반도) 상황을 놓고 회담했다”며 성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루 대변인은 우 대표가 방북 기간 중 이수용 북한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부상과 잇따라 회담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만약 위성을 쏜다면 새로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북한이 끝내 이렇게 간다면 자신을 희망 없는 깊은 산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대북 제재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미국 주도의 제재에 대한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방안으로 핵·미사일 개발담당 핵심 기관과 개인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라고 권고해 안보리의 채택 여부가 주목된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은 북한 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기계공업부)’와 국가우주개발국, 이들 기관의 핵심 간부를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라는 권고안을 5일 제재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도춘 전 노동당 군수공업 담당 비서와 이만건 군수공업부장,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개인 제재 대상에 넣으라는 권고도 포함됐다. 전문가 패널은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로 한국 정부도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3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와 만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일 양국이 긴밀히 연대해 북한에 자제를 촉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외무 부상은 4일 일본과 함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은 9개국 대사와 만나 북한에 미사일 발사 중지 압력을 가하는 데 협력을 요청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언론 보도문을 내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이 김형준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발표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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