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깜깜이 총선’]
與 ‘이한구發 현역 물갈이론’ 시끌… 李 “제도취지 좋아도 악용될수 있어”
비박 “저성과자 기준 뭐냐” 반발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과 비슷하지 않으냐.”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무성 대표의 ‘철칙’인 상향식 공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날 “저(低)성과자나 비(非)인기자는 현역 의원이라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이 위원장이 상향식 공천을 국회선진화법에 비유하며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악용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느냐”고 일격을 날린 셈이다.
김 대표는 이 위원장과 황진하 사무총장 등을 만난 뒤 이날 예비후보 워크숍에 참석해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룰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선 등을) 관리하는 권한만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공천제도 특별위원회에서 세부적인 구성을 만들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남아있다”며 “자격이 없는 사람을 데리고 상향식 공천을 하면 지방 토호나 심지어 조폭도 될 수 있지 않냐”고 했다. 현역 의원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경선 기회 자체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친박(친박근혜)계는 곧바로 이 위원장의 발언에 동조하며 인재영입 공세를 폈다. 이우현 의원은 라디오에서 “김 대표는 무조건 상향식 공천 하나만 하자고 하는데 축구로 말하면 후반전에 감독이 (전략을) 적절하게 바꿔야 한다”며 인재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저성과자나 비인기자를 어떤 기준으로 고를 수 있냐”며 “자의적으로 결론을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비박계 의원 10여 명은 ‘정해진 룰에 따라 공천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성명서 발표를 준비 중이다.
당장 공천 일정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천이 순탄하게 진행되겠느냐는 당내 우려도 크다. 황 사무총장은 예비후보자 워크숍에서 “공관위는 7일부터 후보자 공고에 나설 예정”이라며 “자격심사를 거쳐 20∼25일경 경선 대상자를 최종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원 명부는 공고 절차 이후에 신청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현역 의원들과 싸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이 당원 조직을 틀어쥔 상황에서 원외 후보들로선 당원들을 상대로 자신을 알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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