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일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미사일(북한은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이라고 주장)을 발사했다. 당초 북한은 발사 기간을 8~25일로 예고했지만 6일 돌연 7~14일로 기간을 바꿔 국제기구에 통보했고 예고 첫날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이 로켓에 실은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데까지 일단 성공했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1998년 이후 6번째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 4차 핵실험(지난달 6일)을 감행해 국제사회를 긴장시킨지 한 달 만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추적하기 위해 서해상에 배치된 해군 이지스함 세종대왕함(탐지거리 1000km)은 이날 9시 31분 7초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항적을 포착했고 9시 32분에는 미사일을 최초로 식별했다. 앞서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도 9시 31분 2초경 최초로 미사일 항적을 포착했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은 총 1·2·3단 로켓과 위성덮개인 페어링으로 구성돼 있다. 발사 직후인 9시 32분경 1단 로켓은 서해상에, 페어링은 9시 36분경 제주 서남방에 떨어지는 등 예고한 궤도대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단 로켓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로켓 분리 등으로 진행되는 위성 탑재 로켓 발사 과정 중 2단계까지 분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북한이 2단 로켓이 오키나와 상공을 거쳐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현재 군 당국은 2단 로켓이 언제, 어디에 떨어졌는지 파악 중에 있다.
이날 오전 9시 36분경부터는 미사일이 우리 해군 이지스함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지점인 동창리발사장의 남쪽 790㎞ 위치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레이더망 추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 미사일 자체가 아예 소실된 것이다. 발사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1단 로켓이 분리될 당시 온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270여 개의 파편으로 폭발했다는 사실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군 당국은 한미 1차 평가를 통해 “(로켓에 실린) 발사체가 궤도에 진입한 것이 맞다”고 밝히며 발사 실패설을 일축했다. 다만 군 당국은 위성이 궤도에 안착해 정상적으로 작동 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 신호가 정상적으로 들어오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일단 판단을 보류했다.
이런 가운데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이날 정오부터 서울 국방부청사에서 한미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 장거리미사일 대응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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