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장관 “北 미사일 사거리 1만2000~1만3000km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7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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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7일 발사한 장거리로켓에 몇 가지 기술만 추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환되면 사거리가 1만2000~1만3000km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본토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타격할 수 있는 거리라는 뜻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를 북한 스스로 ‘광명성 4호’라고 주장하는 인공위성을 운반하는 ‘운반용 로켓’으로 볼 경우 사거리가 5500km에 이른다. 여기에 외기권으로 나갔다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기술 등을 추가해 ICBM으로 전환할 경우 사거리는 두 배를 넘는 1만200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광명성 3호를 탑재해 쏘아올린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ICBM으로 전환하면 사거리가 1만km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3년 여 만에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이다. 한 장관은 이날 “사거리가 늘어난 것에 국한해 보면 미사일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1, 2, 3단 로켓 및 페어링(위성 덮개)으로 나뉘는 장거리 로켓 중 1단 로켓이 270여 개의 파편으로 폭발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신기술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우리 군 당국이 분리된 1단 로켓을 확보해 자신들의 기술을 분석·평가할 것에 대비해 인양이 불가능하게끔 1단 로켓을 산산 조각내는 기술을 개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은하 3호를 발사했을 당시 발사 후 약 160초 만에 분리된 1단 로켓 연료 탱크가 발사 당일 변산반도 서쪽 160km 해상에서 발견됐다. 당시 군은 이를 토대로 액체 연료 성분과 로켓 동체 재질 등 세부 기술을 파악했다. 한 장관은 “북한이 분리된 로켓이 인양될 것에 대비해 파편화하는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이 동창리 남쪽 790km, 즉 제주 서남방 상공에서부터 우리 군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것에 대해 한 장관은 “한미 이지스함 공통으로 발사 후 790km 지점에서부터 추적하지 못했다”며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통상 발사 당일 낙하지점과 시간이 파악되는 2단 로켓의 행방이 아직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선 “세부 데이터를 파악해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 장관은 한미 간 사드의 한반도 배치 공식 협의에 관한 발표를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날 오후 3시에 한 것에 대해선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2일 건의해와 7일부터 협의를 공식화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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