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광명성 4호’ 궤도 진입…사거리 1만2000㎞ 능력 갖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9일 10시 02분


코멘트
북한이 7일 발사한 장거리로켓은 9분여 만에 위성궤도에 진입했으며 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환할 경우 사거리가 미 동부까지 타격이 가능한 1만2000km에 달한 것이라는 중간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방부는 9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 30분경 위성인 ‘광명성호’를 탑재한 장거리로켓은 9시 32분경 1단 로켓이, 9시 33분경 위성덮개인 페어링이 각각 분리됐다. 9시 36분에는 발사장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790km 떨어진 제주 서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 이지스함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 2단 로켓은 모의 분석 결과 동창리로부터 2380km 떨어진 필리핀 루손섬 동쪽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발사 전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낙하지점과 일치한다.

군은 이번 장거리 로켓이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탑재해 쏜 장거리로켓 ‘은하 3호’와 크기나 성능 등 모든 재원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로켓의 성능은 1·2단 로켓 및 페어링 등의 낙하지점과 궤도에서 사실상 모두 판가름 난다”며 “낙하지점이나 궤도 등이 은하3호 때와 일치하는 것으로 볼 때 개선된 점은 없지만 이번이 두 번째 성공인만큼 로켓 발사의 안정성은 높아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인공위성 ‘광명성 4호’는 로켓 발사 후 586초 만에 500km 상공 궤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과거 은하 3호가 실어나른 광명성 3호는 무게가 100kg였지만 ‘광명성 4호’는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 위성은 위성을 실었던 3단 로켓과 함께 궤도를 돌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위성으로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시간을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군 당국은 은하 3호 발사 당시 1단 로켓이 4개로 분리된 것과 달리 이번엔 270여 개 파편으로 폭파한 것을 두고 북한이 의도적으로 자폭장치를 단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이 과거 은하 3호 중 1단 로켓을 수거해 엔진 기술을 정밀 분석하자 북한이 자신들의 기술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이번엔 산산조각 냈다는 것이다. 은하 3호 발사 때에도 1단 로켓에 5cm x 30cm 크기의 폭약이 달려있었지만 당시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발사를 두고 인공위성을 운반하는 로켓이냐 사실상의 ICBM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군 당국은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무기 체계”라며 광명성호가 ICBM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통상 인공위성 발사시 선진국은 액체산소를 연료로 쓰는데 북한은 스커드·노동·무수단 등 북한 보유 미사일을 쏠 때 쓰이는 연료인 ‘적연질산’을 이번 발사에 사용했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해 ICBM으로 전환할 경우 사거리가 1만2000km에 달할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은하 3호 때와 마찬가지”라며 “북한이 발사대를 은하 3호 당시 50m에서 최근 67m까지 증축했지만 정작 로켓 성능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