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가 북한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겨냥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홍 장관은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모두 5억6000만 달러(약 6160억 원), 지난해에만 1억2000만 달러의 현금이 북한에 유입됐고 정부와 민간에서 1조190억 원이 투자됐지만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악용됐다”며 “정부는 이를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우리가 국제사회와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성공단 가동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이용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핵심 당사국인 우리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매년 북한이 불법 무기, 해외 근로자 파견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달러가 1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 해 임금 등으로 약 1억2000만 달러가 평양으로 들어가는 개성공단은 상당한 비중의 달러 수입원이다. 김정은에게 개성공단이 ‘달러 박스’로 가치가 있다는 것. 정부는 개성공단을 통해 들어간 현금이 김정은의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간다고 추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북한의 수출액은 31억6000만 달러, 수입은 44억5000만 달러였다. 개성공단을 통한 수입이 무역적자액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것.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 미사일 개발 등에 들인 돈이 약 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했다. 개성공단으로 들어간 달러가 모두 핵·미사일 개발에 악용됐다면 그동안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비용의 약 6분의 1을 개성공단에서 확보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도 “개성공단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가 핵·미사일에 쓰였다는 우려는 있으나 얼마가 들어갔는지 확인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한 해 수출입(무역) 규모(76억 달러)와 비교하면 1.6% 정도로 김정은 체제에 주는 고통이 기대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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