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판문점 인근까지 전진배치 완충지대 사라져… 돌발사태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남북 ‘强대强 대치’] 北 ‘개성공단 일대 군사통제구역 선포’ 의미는?
2000년 후방에 뺐던 北6사단 복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1일 “개성공업지구와 인접한 군사분계선을 전면 봉쇄하고 남북 관리구역 서해선 육로를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개성공단 일대를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다. 이런 대응은 북한이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과 그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고 정몽헌 현대 회장의 면담으로 개발된 개성공단은 과거 북한 군부대가 주둔하던 군사지역이었다. 개성을 관할하는 북한군 2군단 6사단이 이 지역을 맡고 있었다. 당시 공단 조성이 결정되자 북한 군부대 지휘부의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 김정일은 당시 6사단을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대신 공단 운영 수입의 일부를 군부가 갖게 함으로써 불만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에 공단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 것은 이때 후방으로 물렸던 군부대를 다시 전진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성공단에 북한군이 진주하면 판문점을 관할하는 우리 군 1사단과의 완충지역이 사라져 그만큼 긴장이 높아지게 된다. 북한이 군 통신선 차단, 판문점 연락관 채널 폐쇄 조치를 한꺼번에 취한 것도 긴장 고조의 수단이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3월 9일에도 군 통신선을 먼저 차단한 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지구 통행을 막은 적이 있다.

전진 배치되는 북한군 현장 지휘관이 돌발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판문점 일대에선 반북 단체가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할 때마다 북한이 ‘조준 타격하겠다’며 맞서 긴장이 높아지곤 했다.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진 북한 전방 지휘관이 국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단 살포와 같은 ‘최고 존엄 모독’에 강경하게 나서지 않았다가 본인이 숙청당하는 것보다는 도발을 감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남북#북한#개성공단#북한군#판문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