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强대强 대치]軍 “산화제통이나 연료통 추정”
페어링처럼 자음 2개와 숫자 적혀… 사거리-재질 분석 위해 인양 준비
군 당국이 북한이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광명성호’ 1단 추진체의 산화제(산소가 부족한 상공에서 연료를 태우기 위해 쓰는 물질)통 혹은 연료통으로 추정되는 잔해를 식별하는 데 성공해 인양 작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위성덮개인 페어링 등 잔해 5점을 인양한 데 이어 로켓의 성능 등 광명성호의 비밀을 풀어줄 주요 부품이 확보되는 셈이다.
1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서해 어청도 서남방 105∼137km 해역을 집중 수색한 해군은 10일 수심 85m 지점에서 해당 잔해를 식별했다. 수상함 구조함인 통영함과 기뢰 제거함인 소해함에 설치된 사이드 스캔 소나와 수중무인탐사기(ROV) 등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길이가 2m가 넘는 원통형 물체였다. 외부는 하얀색이며 한글 자음 2개와 아라비아숫자 6, 7개가 파란색 글자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성호’ 발사 당일 수거된 페어링 외부에 적혀 있던 ‘ㅅㄱ1030303’과 비슷한 구조다.
군 소식통은 “외부 모습으로 분석한 결과 1단 산화제통이나 연료통 중 하나로 보인다”며 “북한이 1단 추진체를 270조각으로 폭파시키는 바람에 큰 잔해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 잔해는 부피가 꽤 크다”고 전했다.
이 잔해가 산화제통이나 연료통 일부로 확인되면 북한 로켓의 동체 재질과 엔진 추진력 발전 상황 등을 분석할 주요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12월 북한이 ‘은하 3호’를 발사했을 당시 우리 군은 온전한 상태의 산화제통과 연료통을 수거했다. 당시 통의 부피 등을 근거로 은하 3호의 사거리가 미 서부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1만 km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복원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통 크기가 커져 산화제나 연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이는 곧 엔진 추진력이 향상됐고, 그만큼 사거리가 연장됐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기상 조건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15, 16일 수색 작전을 재개해 잔해물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