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컷오프 명단, 23일 봉인 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03시 00분


이의신청 거쳐 25일 공개

철통보안 속에 금고 깊숙이 봉인돼 왔던 더불어민주당 공천배제(컷오프) 현역 의원 명단이 23일 해제된다. 더민주당은 48시간 동안의 이의 신청을 거쳐 25일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논란 속에 작성한 ‘살생부’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존 20% 컷오프 외에 추가적인 평가를 거쳐 일부 중진 의원도 ‘물갈이’할 거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 암호화해 2개 금고에 나눠 보관

더민주당은 지난 주말로 예정했던 공천심사 배제 대상 하위 20% 현역 의원, 이른바 ‘컷오프’ 대상자 통보를 23일로 미뤘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선거구 획정이 안 됐기 때문에 면접 시작도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는) 23일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더민주당은 23일 컷오프 대상자 본인 통보와 함께 이틀간의 이의 신청 기간을 거친 뒤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컷오프 대상 현역 의원 명단은 아직까지 밀봉된 상태다. 명단은 잠금장치가 된 당 금고에 보관된 자료와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이 별도의 금고에 보관 중인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결합해야 완성된다. 의원 평가 자료는 숫자와 영어 등으로 코드화된 상태로 당 금고에 보관돼 있다. 금고 열쇠는 당에 있지만, 금고를 열기 위해서는 조 위원장이 가진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열쇠와 보안번호를 사용해 금고를 연다 해도 의원 이름은 코드로만 표기돼 있기 때문에 실제 탈락 대상을 알 수 없게 돼 있다. 이 코드를 실제 의원 이름으로 바꿔 탈락 대상 의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 위원장이 가진 USB메모리 안에 담긴 ‘키’를 다시 결합해야 한다.

○ 2차 탈당 사태 이어지나

더민주당 지도부는 21일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컷오프 대상자들의 이의 신청과는 별개로 24일부터 지역구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곤 컷오프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0% 컷오프는 현역 물갈이의 시작일 뿐”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추가 현역 평가가 진행될 예정인데 그 대상은 일부 중진 의원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지난해 11월 18일 기준 소속 의원 127명(지역구 106명, 비례 21명) 중 하위 20%인 25명(지역구 21명, 비례 4명)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은 상태다.

일단 평가 자료 자체를 제공하지 않고 탈당한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 2명과 탈당과 불출마 등을 이유로 평가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안철수 김동철 문병호 의원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 9명이 모두 하위 20%에 포함됐다고 가정하면 추가로 컷오프되는 현역 의원은 25명에서 9명을 뺀 16명에 이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구 12명, 비례 4명이 된다. 당의 한 의원은 “지금은 누가 컷오프 대상인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며 “누가 포함됐는지 등 그 결과에 따라 2차 연쇄 탈당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공천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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