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명부 혼란… “전화 걸지말라”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총선 D-50]
선거구 획정 지연 부작용 현실로

정치신인인 새누리당 예비후보 A 씨는 당에서 배포한 당원 명부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후 선거사무소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한 당원은 22일 “밤낮으로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때문에 생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이유로 이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면 차라리 탈당하겠다”고 화를 냈다. 이 지역의 10명 가까운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문자를 보내고 있어서다.

A 씨가 출마하는 곳은 분구 예정 지역이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분구되기 전 현행 지역구 전체 당원 명부를 당에서 받았다. 명부에 있는 당원이 자신의 유권자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어 당원 전체에게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게 A 씨의 얘기다. 자신을 문자메시지 대상에서 빼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이 배포한 당원 명부에는 이름 마지막 글자가 ‘*’로 표기돼 있다. 항의 전화를 받고 이름을 물어봐도 마지막 ‘*’를 제외한 성이나 이름 한 글자까지 같은 이름이 여러 명이면 속수무책이다. 선거구 획정 후 유권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의전화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구 조정 대상 수도권 지역에 출마하는 전직 국회의원 출신 예비후보 B 씨도 “이 지역이 오는지 저 지역이 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공천 신청자들에게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으로 구분된 당원 명부를 다시 배포했다. 기존에 배포한 당원 명부는 경선 투표권이 있는 책임당원이 구분돼 있지 않아 현역 국회의원과의 불공정 논란이 인 데 따른 것이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새누리당#문자#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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