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정의당 비례대표 서기호 의원.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의당 비례대표 서기호 의원이 26일 테러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기호 의원은 이날 오전 7시10분부터 약 4시간 50분간의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에서의 출마를 고민하고부터 ‘목포를 책임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준비는 됐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왔다”며 “결론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기호 의원은 “불출마 결심은 더 일찍 했지만 뜻밖에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고 아직 진행 중이어서 발표를 망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고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지만 본회의장에서 토론하는 동안 많은 분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총선에서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다는 소식을 듣고 더 늦기 전에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기호 의원은 “2009년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사태에 주도적으로 나서게 됐고 국민과 소통을 위해 시작한 SNS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판사직에서 물러난 뒤 비례의원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게 됐다”며 “기쁜 마음으로 소신 있게 쉼 없이 일했고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기에 후회는 없다”고 돌아봤다.
목포 출신인 서기호 의원은 목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 2000~2012년까지 판사로 재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촛불집회가 일어나자 소셜미디어에 ‘가카(각하)의 빅엿’이라는 표현이 담긴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2012년 2월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그는 통합진보당에 입당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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