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중유, 북한으로 유입”…대북제재에 구멍 드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20시 14분


북한이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에서 대량의 석유를 음성적인 방식으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철 일본 류코쿠(龍谷)대 교수는 1일 동아일보, 채널A와 만나 “러시아산 중유 ‘마주트 100’이 중국 무역상 등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이를 정제하면 휘발유, 경유, 항공유까지 추출할 수 있어 대북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러시아산 기름이 북한에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주트(Mazut)-100’ 또는 M-100으로 불리는 이 기름은 원유를 1차 정제한 것으로 대부분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다른 중유에 비해 황 성분이 적고 값이 싸며 정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합의 체결 이후부터 미국에서 중유를 제공받아 정제하는 기술을 습득해왔다. 이 교수는 “북한에 M-100이 유입된 건 10여 년 전부터”라며 “중국이 대북 석유 수출을 줄였는데도 평양 시내에 택시가 성행하고 교통체증이 날 만큼 차가 많아진 건 별도의 석유 수입통로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항공유 수출 중단’이라는 첫 대북제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원유’에 대한 금수로 제재 수위를 높여야 실질적인 제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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