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최종 조율하는 과정에서 ‘핵·탄도미사일 관련 금수품 목록’을 통째로 삭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초안에 있던 12가지 핵·미사일 관련 품목과 화학·생물학 무기 이용 가능 물질 14개가 담긴 ‘부속서 Ⅳ’가 사라졌다. 부속서는 5개에서 4개로, 전체 분량도 A4용지 22장에서 19장으로 각각 줄었다.
이 같은 사실은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대북제재 초안과 유엔이 채택한 결의 최종본을 대조한 결과 드러났다.
초안 25조에는 “(종전 채택된) 결의 1718호 8조의 조치(북한과 거래 금지)를 이번 제재 결의 부속서 Ⅳ에 나열된 물질, 장비, 품목에도 적용한다”고 돼 있다. 부속서 Ⅳ가 적시한 핵·미사일 관련 품목은 △마레이징강(鋼) △플로포밍 머신(미사일 부품 제조기계) 등 12개다.
그러나 일주일여 검토 후 이 대목이 사라졌다. 외교 소식통은 “최종 합의안(블루 텍스트)을 빨리 만들어야 해서 부속서까지 충분히 합의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미중이 합의한 초안을 수용하지 못한다던 러시아가 부속서 내용도 문제 삼은 것이다.
한국 정부도 조만간 대북 독자 제재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러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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