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자 진짜” 배경막 교체한 날도 시끌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위 사진)이 7일 새누리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당사로 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가 독립된 기관이니 앞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누리당 대표실 백보드(배경막)는 ‘잘하자 진짜’로 바뀌었다(아래 사진). 지난주 ‘정신
차리자 한 순간 훅 간다’에 이어 당의 분발을 촉구한 것이다. 아래 사진 왼쪽부터 서청원 최고위원, 김무성 대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13총선 공천 내홍에 빠진 새누리당의 ‘힘의 균형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7일 최고위원회의는 상징적 현장이었다. 이날 김무성 대표는 4일 공천관리위원회의 1차 발표를 두고 여러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하지만 공관위 안(案)은 최고위에서 그대로 통과됐다. 김 대표의 문제 제기는 대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이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공관위는 8일 2차 발표를 예고했다. 이번에도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컷오프(공천 배제)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떨고 있는 영남 의원들
한 공관위원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영남지역 재선, 3선 의원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타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는 “구설에 올랐거나,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거나 의정활동에서 별 역할이 없었던 의원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호 컷오프 대상으로 친박(친박근혜)계 3선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을 선정한 데 이어 영남발(發) ‘물갈이 태풍’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아직까지 경선 지역에 포함되거나 단수 추천을 받지 못한 영남의 재선 의원은 14명, 3선 의원은 11명이다. 4선 이상 2명까지 포함해 27명의 의원 가운데 의외의 컷오프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여권의 관심은 3선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에게 쏠린다. 이 공관위원은 유 의원과 관련해 “노선이 안 맞는다고 탈락시키기는 쉽지 않다. 나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수도권 단수후보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단수후보 지역이라 하더라도 경쟁력을 봐야 한다는 판단에서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야당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오면 ‘맞춤형 킬러’ 투입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7선의 서청원 최고위원(경기 화성갑)도 공천 면접을 봤다. 그는 공관위의 우선 및 단수추천 결정에 대해 “상향식 공천은 처음 하는 것이어서 장단점이 있으니 그 정신을 살려가면서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 이한구의 ‘파죽지세’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향후 공관위 활동의 중대 분수령이었다. 결론은 공관위의 완승.
전날까지만 해도 “내가 왜 거길 가느냐”며 버틴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에 참석했다. 일각에선 전날 이 위원장의 홈그라운드인 면접장에서 설전을 벌인 이 위원장과 김 대표가 김 대표의 안방에서 정식으로 맞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13분 만에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이어 기자들을 만나 “(공관위는) 독립된 기관이다. 누구도 여기에 압력을 넣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늘은 처음이니까 예의상 왔지만 앞으로 부르지 마라”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 위원장은 최고위원들 앞에서도 김 대표가 “보고하라”고 하자 “이런 자리는 불편하다”며 1차 발표 지역의 선정 근거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과거에도 공관위원장들이 다 최고위에서 보고했다. 이 위원장이 유별난 것 같다”는 취지로 반박했지만 이 위원장의 ‘독주’를 막진 못했다.
○ 문제는 당내 반발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에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제치고 나머지 후보로 경선을 치르거나 단수 추천하면 결국 경쟁력 있는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우리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취지로 상향식 공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다른 최고위원들도 공감을 표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대다수 최고위원은 “앞으로 공관위에서 결정할 일이 많으니 독립성을 지켜줘야 한다”며 공관위 손을 들어줬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공관위의 2차, 3차 발표를 앞두고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면충돌에 앞서 명분을 쌓고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회의 직후 김태환 의원을 만나 “공관위 결정을 뒤집으면 다음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추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위로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8일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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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6-03-08 04:01:10
유승민, 정두언, 이재오는 해당행위자로 반드시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
2016-03-08 06:26:26
한구씨! 무성이 저 멍텅구리 짤라버리소, 일은 안하고 세비만 타먹은 대국민 사기꾼, 도적놈들 모조리 손보고 내려오소, 썩은 놈들로 대갈숫자 채우면 멀지않아 정권 빼앗깁니다.
2016-03-08 07:18:02
대한민국 발전의 걸림돌은 신문사들이다. 이렇게 기사거리가 없어 맨날 정치타령, 공천타령, 지역구타령 기사만 올릴것인가? 선진국 신문보면 정치이야기 별로 없다. 미래를 준비해야지 맨날 후진형 정치기사만 쓸건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안되는 정치기사 대푝축소하라.발로 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