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최경환 한자리에…뼈있는 덕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22시 24분


“이 (박근혜) 정권의 최고 힘 있는 사람이다.”(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김 대표가 총선 승리를 진두지휘하느라 애를 많이 쓰고 있는데 경제 전망을 경제전문가인 나보다 더 잘 한다.”(최경환 의원)

김 대표와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최 의원이 8일 서울시당 서대문갑 당원교육 및 전진대회에서 서로를 추켜세웠다. 4·13 총선 공천을 놓고 친박-비박(비박근혜) 진영간 극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묘한 조우다. 서대문갑에 출마하는 친박계 이성헌 전 의원이 상도동계 인연이 있는 김 대표에게 참석을 요청하면서 둘의 만남이 이뤄졌다. 둘이 같은 행사에 참석한 건 최 의원이 지난해 말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나 당으로 돌아온 뒤 처음이다. 그동안 최 의원은 TK(대구-경북)과 수도권 예비후보자 개소식을 순회하며 진박(진짜친박)을 지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비박계 수장인 김 대표와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날 김 대표와 최 의원은 행사 직전 악수를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최 의원은 “(김 대표에게) 총선 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말씀을 전했다. (그 외에)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도 “시간이 짧아 인사를 나눈 정도”라고 전했다. 행사장에서도 이 전 의원을 사이에 두고 앉은 김 대표와 최 의원은 대화가 없었다. 계파 간 냉랭한 관계가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와 최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후보 경선 때만 해도 ‘원조 친박’으로 박근혜 캠프에서 손발을 맞췄다. 2009년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진 김 대표의 2012년 총선 전 탈당 만류와 대선에서의 요직 중용을 요청한 것도 최 의원이었다.

그러나 2014년 7월 김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친박계와 충돌하면서 둘의 사이는 껄끄러워졌다. 최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으로 새로운 인물이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공천관리위원회가 엄정한 절차에 따라 잘 진행하고 있다”며 김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송찬욱 기자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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