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라인 10여명, 北이 통화 내용 탈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9일 03시 00분


국정원 “스마트폰 해킹, 번호도 유출”… 국방부청사 PC서도 문서 새나가

국내 외교안보 인사 50여 명의 스마트폰이 북한에 해킹을 당했다. 이 중 20%는 음성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킹당한 스마트폰에 저장됐던 전화번호도 탈취당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국가정보원은 8일 최종일 3차장 주관으로 국무조정실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등 14개 부처 국장급이 참석한 긴급 국가사이버안전 대책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외교안보 라인 인사 50여 명의 스마트폰을 공격했고 이 가운데 20%에 악성코드를 심었다. 이번에 해킹당한 외교안보 라인 인사에는 군 관계자,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 국책연구소 연구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문자메시지 또는 e메일을 통해 인터넷주소(URL)를 보내고, 사용자가 이를 클릭하면 악성코드를 내려받게 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과 기밀 정보가 흘러갔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외교안보 부처 및 산하 연구소 등에 대한 북한의 광범위한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청사 PC 여러 대가 1월 북한 정찰총국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해킹됐고 국가안보전략연구소 PC에도 아프리카 등을 우회한 e메일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PC 몇 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PC에 저장돼 있던 문서가 유출됐다”며 “군사기밀 문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손효주 기자
#외교안보#북한#해킹#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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