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9일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막말 녹취록’ 파문과 관련, “윤상현 의원의 전화를 받는 사람은 김무성 대표를 죽여 버릴 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사실상 이한구 공관관리위원장을 겨냥해 강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사적인 대화지만 문제는 대화의 내용”이라며 “당대표를 당에서 솎아내려면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혼자서 속아낸다는 게 가능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8일 채널A가 단독 입수해 공개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은 누군가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이 ××.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 버려야 한다고…. 내일 공략해야 돼”라고도 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 XX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는 발언은 당연히 친구지간에 안부전화 한 게 아니고 김무성 죽여 버릴 필요성 때문에 전화했다는 것”이라며 “김무성을 죽이겠다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 기가 막힌 것은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려야 한다고’라고 했다. ‘다 죽여’에서 ‘다’에 대해 언론에서는 괄호하고 ‘비박계’라고 썼다. 물론 ‘다’ 속에는 나도 포함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이 더 기가 막힌다. ‘내일 공략해야 해’는 명령이다. 내일 누굴 공략하나. 누구한테 전화했겠나”라면서 “당이 이래서 되나. 아무리 실세고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재오 의원은 “정치권과 관계없는 친구와 그런 얘기를 할 일이 없다. 정치권 같은 의원이라도 이러한 솎아낼 만한, 비박계를 죽일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한 것”이라며 “그럼 누구겠냐. 딱 두 부류 아니겠나. 공관위원들에게 전화했거나 공관위원들에게 오더(order) 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화로 직접 당대표 죽여 버려라? 비박 솎아내라? 내일 공략해야 된다? 세상이 이런 실세가 있을 수 있나. 당에서 있을 수 없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상현 의원이)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지를 밝혀내야 하고,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이 그 후 공천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그것이 밝혀지지 않으면 의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한구 위원장은 “진상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며 “취중에 개인적으로 친구나 동생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면 그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진실을 모르는 상황”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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