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김태환,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 “기준없는 밀실공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9일 17시 16분


새누리당의 ‘컷오프 1호’ 현역의원인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이 9일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태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시민의 빼앗긴 선택권을 되찾기 위해, 투쟁의 도시가 아니라 기업하기 좋고 일자리 많은 구미를 만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며 “구미시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8년 전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습니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새누리당은 또다시 우리 구미시민을 속였다”며 “당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는데 돌아온 것은 아무 기준도 이유도 없는 밀실공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12년 간 오직 당을 위해 헌신해 왔는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 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이제 당에 남아있을 이유도 명분도 없어 분루를 삼키면서 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저를 버리고, 과거 당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사람을 전략 공천했다”고 분개했다.

앞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4일 ‘1차 경선 및 단수·우선추천 지역’ 명단에서 김 의원을 유일한 컷오프 대상자로 처음 거명하고, 대신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을 단수 추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이 공천한 인물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본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지지도를 보였고 과거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사람”이라며 “민노당이 어떤 당인가? 통합진보당과 합당한 당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뿐만 아니라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후보 낙선운동을 펼치며 총구를 겨누었던 인물”이라며 “우리가 만들어 온 구미를 우리 손으로 다시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의 밀실 공천으로 피해를 보는 건 구미시민”이라며 “당 대표의 상향식 공천 약속을 믿고 지지했던 구미시민의 자존심은 무참히 짓밟혔다. 공천관리위원회는 구미시민의 선택권을 뺏을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환 의원은 1980~1990년대 여권의 실력자였던 고 김윤환 전 의원의 친동생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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