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유승민은 멀찌감치… 정종섭은 ‘前장관 자격’ 첫줄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1일 03시 00분


[총선 정국/朴대통령 TK 방문]

창조경제센터에서 구두 선물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던 중 한 구두장인이 만든 구두를 선물받고 있다. 오른쪽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대구=청와대사진기자단
창조경제센터에서 구두 선물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던 중 한 구두장인이 만든 구두를 선물받고 있다. 오른쪽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대구=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의 10일 TK(대구경북) 지역 방문을 두고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후보를 간접으로 지원하기 위한 행보라고 본 것이다. 청와대는 “창조경제 행보일 뿐”이라고 반박했지만 폭발 직전인 새누리당 내 공천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창조경제 행보” vs “진박 지원”

박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4년 9월 전국 17개 센터 가운데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출범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국제섬유박람회와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에 참석한 것도 창조경제·문화융성 기조와 관련된 행보라며 총선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는 “도청 개소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4월 4일 충남도청 신청사 개청식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총선 등 정치적 논란이 예상되는 시점에 박 대통령이 대구행을 강행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구 지역 행사에는 정치인들이 참석하지 않았고, 정치 관련 언급도 일절 없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에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만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박 대통령이 찾은 지역들은 진박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위치한 동갑 지역구에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도전장을 냈다. 친박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유승민 의원 지역구(동을)와도 가깝다. 국제섬유박람회는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북갑 지역구에서 열렸다.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가 진행된 대구육상진흥센터는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맞대결하고 있는 수성갑에 있다.

비박계 의원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의원은 “설 연휴 때부터 ‘박 대통령이 올 수 있다’는 말이 돌았는데 정말 대구를 찾았다”며 “청와대에서 대구에서 들를 지역구를 선정할 때 총선을 감안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대구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역구를 방문한 것을 ‘이 지역구에 진박 후보가 단수 추천될 수 있으니 이해해 달라’는 메시지로 읽은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 TK 정치인 총출동… 정종섭만 악수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에는 TK 지역 새누리당 의원과 예비후보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구지역 의원 12명 중에는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이종진 의원을 제외한 1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진 유승민 의원도 눈에 띄었다. 한 의원은 “공천을 앞둔 민감한 때여서 대통령과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 하고 싶은 심정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40분 동안 진행된 개청식이 끝난 뒤 무대 앞에 첫 줄에 앉은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떠났다. 정종섭 후보는 전 행자부 장관 자격으로 의원·예비후보 중 유일하게 첫 줄에 앉아 있다가 박 대통령과 악수를 해 ‘진박 인증’을 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현역 의원들은 두 번째, 세 번째 줄에 좌석이 배정돼 박 대통령과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예비후보들은 행사장에 자리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주변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한 예비후보는 “멀리서 대통령 얼굴 본 게 전부여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진박 후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진박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지만 박 대통령이 예전에 당 대표로 선거를 지휘하던 때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홍수영 / 안동=이권효 기자
#총선#선거#박근혜#대통령#대구#경북#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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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7

추천 많은 댓글

  • 2016-03-11 05:57:26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지 찐빡의 대통령이 아님을 명심하시오. 적을 포용해야할 대통령이 같은당 의원도 포용 못한다면 그런 사람을 어찌 우리 대통령이라 할수 있겠나 쫌쌩이들의 말로는 외롭다는 것쯤은 아실터 행여 찐빡때문에 방문했다면 옆에서 표떨어지는 소리는 들릴터

  • 2016-03-11 07:10:01

    유승민...너는 그렇게 욕해놓고 거기는 왜가냐?

  • 2016-03-11 06:31:27

    대통령의 정례적인 국정 보살핌에 언론이 너무 갑질을 한다 언론 갑질데로 라면 선거일이 확정되면 대통령은 꼼짝 달삭 하지말고 청와대 안방에만 있으라는 건가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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