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자산 몰수-미사일 발사… 도발 릴레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1일 03시 00분


[국제사회 대북제재 이후]조평통 “모든 남북합의 무효” 담화

북한이 한국의 독자제재 발표 이틀 만인 10일 남북 합의를 파기하고 개성공단 등 북한 내 한국 자산을 멋대로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사일 발사까지 감행하면서 유엔, 미국에 이은 한국의 대북 제재에 대응하고 나섰다.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 간 모든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 관련 합의 무효 선포 △북한 지역 내 한국 기업과 관계 기관의 모든 자산 완전 청산 △박근혜 정부에 치명적인 정치·군사·경제적 타격을 가해 비참한 종말을 앞당기기 위한 특별조치의 연속 시행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들을 불마당질(집중 사격)하기 위해 선제공격 방식으로 전환하고 최후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군대의 1차 타격권 안에 박근혜 패당이 들어있다”고 협박했다.

○ 강력 제재에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 판단

북한이 담화를 발표한 오전 11시 15분경 통일부는 곧바로 홍용표 장관 주재의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를 0으로 돌려 완전히 끝내겠다는 주장”이라며 “강력한 대북 제재가 이어지자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김정은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개성공단 자산을 외국에 팔아버릴 수 있다는 식으로 공단 입주기업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남남갈등을 노렸다”고 말했다. 북한이 경제 협력과 교류사업 관련 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완전 청산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 내 기업과 정부 자산은 모두 약 9249억 원에 이른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자산과 한국이 빌려준 각종 차관까지 합치면 총 3조9752억 원에 이르는 남측 자산을 마음대로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오후 5시 반경 “묵과할 수 없는 도발행위다.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훼손하는 데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 당국이 져야 할 것”이라는 대변인 성명을 내놓았다.

쌍용훈련 참가한 美 강습상륙함



한미 해군과 해병대가 연합으로 실시하고 있는 2016년 쌍용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복서(BOXER)’가 동해를 항해하고 있다. 7일 시작돼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미 해병대 9200여 명과 해군 3000여 명, 한국 해병대 3500여 명과 해군 1000여 명이 참가한다. 사진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쌍용훈련 참가한 美 강습상륙함 한미 해군과 해병대가 연합으로 실시하고 있는 2016년 쌍용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복서(BOXER)’가 동해를 항해하고 있다. 7일 시작돼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미 해병대 9200여 명과 해군 3000여 명, 한국 해병대 3500여 명과 해군 1000여 명이 참가한다. 사진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 “ICBM 발사 시험 등 추가 전략도발 가능”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20분경 황해북도 삭간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약 500km를 날아가 공해상에 떨어졌다.

올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비행 궤적과 고도 등을 볼 때 스커드-C 미사일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다양한 사거리(300∼700km)를 가진 스커드 B, C, ER 등 600여 기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스커드로는 한국 전역에 대한 전략 전술적 타격이 가능하다. 한미 군 당국은 황해도와 강원 원산 일대에서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TEL) 4, 5대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발언과 핵탄두 모형 사진 공개 다음 날 발사한 점으로 미뤄 대남 핵 타격 위협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잠수함(천안함 폭침)과 방사포(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어 ‘3대 비대칭 무기’의 최후 수단인 미사일로 서북도서나 전방지역을 기습 타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정부 당국자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시험 발사하거나 미사일에 핵탄두(핵폭발장치)를 탑재하는 장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북한#남북#대북제재#개성공단#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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