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일 낮 12시경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3차 공천 발표를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김 대표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정확히 4년 전인 2012년 3월 11일 김 대표는 컷오프(공천 배제)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하루 뒤 전격적으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야인(野人)이 됐다.
이 위원장의 회견이 끝나자마자 김 대표는 전날 이 위원장의 독단적인 회의 운영에 반발해 공천 심사를 거부하고 있던 황진하 사무총장을 찾았다. 둘은 점심을 함께 먹으며 1시간 넘게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황 총장은 공천 심사에 복귀했다. 더 이상 김 대표가 자신의 경선 발표 연기 문제를 놓고 싸울 생각이 없다는 뜻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결국 이날 오후 이 위원장과 황 총장을 비롯한 원내 공관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갈등으로 비쳐 송구스럽다”며 “현안으로 부각된 문제(김 대표의 경선 발표)는 빠른 시일 내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로선 이 위원장이 향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황 총장을 제외한 채 공천 심사를 강행하면 이에 맞설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이 위원장도 소통을 강조하며 김 대표의 경선 발표를 하루빨리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확전 자제 의사를 보였다.
이날 발표한 3차 공천에선 35곳의 경선 실시 지역 중 현역 의원으로 경선 대상에 오른 인사는 총 19명에 이른다. 2차에 이어 현역 중 컷오프(경선 배제)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가 유기준(부산 서-동구), 배덕광(부산 해운대을) 의원 등 8명, 비박(비박근혜)계나 중도 진영은 홍일표(인천 남갑) 민현주(인천 연수을) 정문헌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 등 11명이다.
잠시 휴전에 접어든 분위기지만 계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김 대표를 겨냥해 막말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의 공천 여부가 분기점이다. 김 대표는 여전히 윤 의원의 사과를 거부하며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는 “사과를 수용하고 매듭짓자”고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내가 그동안 침묵을 지켰는데 기자들 때문에 입을 열어 버리면 나는 망한다”며 “나중에 한꺼번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복잡한 속내를 섣불리 드러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공관위는 윤 의원 공천 여부는 원칙대로 추진하고 갈등 봉합은 김 대표와 윤 의원 둘 사이에서 해결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거침없던 이 위원장의 ‘물갈이 폭풍’도 윤 의원의 막말 파문 이후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이날 3차 발표에서도 현역 의원은 100% 생존율을 기록했고 이날까지 발표한 경선 지역 89곳, 단수 추천 지역 40곳, 우선 추천 지역 4곳 등 총 133곳에서 현역 의원 컷오프는 김태환 의원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이 위원장은 ‘자격 심사를 통한 컷오프’에서 ‘경선을 통한 컷오프’ 전략으로 부적격 현역 의원을 솎아 내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전으로 예고된 4차 발표에서도 현역 컷오프나 우선 추천 지역 발표는 없다고 한다. 김 대표의 측근들이 단수로 공천을 신청한 지역들은 단수 추천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충청권에선 정우택(청주 상당),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았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경선 참여가 확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공천지원단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무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유 의원은 문제 될 게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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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2 05:17:36
여당대표가 온갖 음모짓으로 당내 분제 일으키는 인간은 처음 봤습니다. 이런 인간 뒤에는 운동권이니 운동권 모두와 정의화같은 운동권 아니지만 운동권 같은 못믿을 인간들 모두 공천 탈락시켜야 합니다
2016-03-12 05:14:57
참 뻔뻔한 인간입니다. 살생부 자작극 이어 여론조사 유출 이어 윤상원 전화 내용 폭로짓의 비박 아닙니까? 그런에 오히려 대단한 것 있는 것처럼 지금 입 열면 망한다는 말은 자기 스스로 망한다는 말입니다. 제발 이런 인간 공천 말아야 합니다
2016-03-12 04:50:13
무성아, 나중에 말하겠다고. 또 허망된 말로 뒤통수 칠려다 망신당하지 말고 배신을 일삼는 인간이 되지 말아라. 이런거 모르면 도끼로 자기 발등 찍는 일이 일어난다. 옥황상제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