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黨 정체성과 의원 품위 어긴 사람은 공천 배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3월 14일 11시 11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경북 등 당 내 초관심 지역에 대해 집중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당 정체성’을 심사 기준으로 삼겠다며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 위원장은 14일 오전 예정이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 심사가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어 오늘은 조금 비장한 각오로 심사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비해 우리가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천 배제 대상으로 Δ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에 적합하지 않는 사람 Δ당 정체성에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 Δ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 의원 등 세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경합자에서 빼는 것이 맞다”며 “국민들한테 내놓기 전에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가 의심되는 사람들은 걸러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오늘 결정해야 할 곳에서 당 정체성 관련이 상당히 중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정체성에 어긋나는 사람’은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에 직격탄을 날린 유승민 전 원내대표(대구 동구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당 정체성과 관련해서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들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래야 20대 국회 가서 적극적으로 당 정체성 맞는 행동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19대에는 물렁물렁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의원의 혜택을 즐길 수 있었던 분들은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 되겠다. 가급적이면 후배들한테 진로를 터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 되지 않을까”이라며 텃밭 지역 중진 물갈이 방침을 밝혔다.

이미 3선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과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이 공천에서 탈락한 데 이어 다선 의원들의 추가 공천 배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5선 황우여 의원(인천 연수갑)과 3선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서상기 의원(대구 북구을) 지역구가 우선추천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혁성을 띠는 후보자 결정을 하느냐가 공관위의 몫이자 의무”라며 “그것이 잘못되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내일은 중요한 결정 과감하게 내리겠다”며 “상당한 정도의 갈등과 충돌은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것을 못 넘어서면 개혁 공천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공천 결과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갈등이나 충돌은 있을 것”이라면서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 이제는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그걸 본 뒤에 여러분이 판단하라”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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