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야권 연대를 주장하며 당무를 거부했던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에 복귀한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15일 담판 끝에 내린 결론이다. 붕괴 위기에 놓였던 국민의당 공동대표 체제는 한 고비를 넘기게 됐다.
천 대표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여러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고, 이 상태에서 더욱 열심히 당 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며 당무 복귀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천 대표의 고심과 결심을 존중한다. 고마운 일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50분간 회동했다.
천 대표의 ‘회군’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거듭 “연대는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 현실적으로 연대가 불가능해졌다는 결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의당이 독자 완주를 선언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서울지역 후보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당의 야권 연대에 대한 소극성과 패권성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더 이상 야권 연대에 연연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20대 총선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공천을 둘러싼 속사정이 두 사람을 갈랐다가 극적 화해를 이루게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공천관리위원회 내에선 천 대표가 광주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주장한 만큼 천 대표도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불쾌한 천 대표 측은 항의했고 결국 천 대표는 광주 서을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또 천 대표 측 국민회의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았던 이행자 전 시의원도 논란 끝에 서울 관악을 경선에 참여하게 됐다. 당초 공관위에선 안 대표 측근인 박왕규 후보를 단수공천하기로 했지만 안 대표는 박 후보에게 경선 참여를 요청하며 천 대표를 달랬다.
하지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김한길 의원은 여전히 야권 연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저녁 천 대표의 당무 복귀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눈 뜬 사람 하나가 모든 진실을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며 “답답하다. 한 달 뒤의 결과에 야권의 지도자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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