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이번 공천 언급하기도 싫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총선 D-27]새누리 공천 내전
이재오 등 ‘친이 학살’ 불편한 심경… 임태희 강승규 무소속 출마 선언

이명박 전 대통령은 16일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5선·서울 은평을)과 자신의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친이계의 무더기 공천 탈락에 대해 “이번 공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때에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고 한다. 측근들이 대거 낙천된 것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원이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지만 원내대표와 장관을 지냈고, 5번이나 당선됐다”며 공천 탈락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탈락한 비박계 인사들도 ‘무소속 출마’를 위한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낙천한 후보들과) 뭉쳐서 출마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며칠 더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며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뭔가 하자고 하면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 전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과 역시 친이계 출신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강승규 전 의원(서울 마포갑)도 이날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친이계 출신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조해진 의원(재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탈박’으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3선·서울 용산)은 아직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익이 되면 당에 있고, 손해를 보면 밖에 나가는 사람은 진짜로 공천을 주면 안 되는 사람들”이라며 “평소 이념이 같다면 이해가 가지만 (공천에서) 잘린 사람들이 연대하는 것은 웃긴 얘기”라고 비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mb#이재오#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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