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있는 가족과 상봉하겠다고 신청한 한국의 이산가족 13만838명 가운데 6만5922명(50.4%)이 사망(2월 29일 기준)한 것으로 20일 집계됐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신청자 가운데 생존자는 6만4916명이다.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60여 년을 허비하는 사이 결국 사망자 수가 생존자 수를 넘어선 것이다.
생존자 가운데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82.4%에 달한다. 90세 이상 13.5%, 80∼89세 43.1%, 70∼79세 25.8%, 60∼69세 9.8%, 59세 이하 7.8%다. 생존자 평균 기대수명을 고려할 때 70세 이상 고령자는 10년 이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가족 1세대는 5∼10년 안에 대부분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00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10월까지 20차례 열린 남북 당국 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난 한국의 이산가족은 4185명이다. 상봉 신청자 중 3.1%에 불과하다. 신청자 대부분이 20년간 가족을 만날 단 한 번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 정부도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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