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들어온 의원 27명 가운데 18명(불출마 9명)이 4·13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지만 공천을 받은 의원은 5명(18.5%)에 그쳤다.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 30명 가운데 10명(33.3%)이 공천을 받은 것에도 못 미쳤다. 특히 여성 비례대표 의원은 단 한 명도 생존하지 못했다. 기존 지역 조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패한 것이다.
대전 중에서 이에리사 의원이 현직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인 이은권 후보에게, 경기 고양병에선 이운룡 의원이 이 지역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백성운 전 의원에게 각각 패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나마 공천에서 생존한 이상일(경기 용인정) 이재영(서울 강동을) 박창식(경기 구리) 주영순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당협위원장을 지내면서 일찌감치 표밭을 다졌다. 이상일 의원은 “1년 11개월 전부터 용인에서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 현안을 해결한 노력을 인정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을에 공천된 김상민 의원은 수원갑에서 재배치되면서 단수 후보자로 확정된 경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원 20명 중 10명(50%)이 지역구 공천을 받아 새누리당과 대조를 이뤘다. 남인순(서울 송파병) 도종환(충북 청주 흥덕) 신문식(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은수미(경기 성남 중원) 진선미(서울 강동갑)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은 경선에서 승리했다. 도 의원은 충북도당위원장을 맡았고 진 의원도 지역위원장으로 일찌감치 경선에 대비했다. 최민희(경기 남양주병)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병)은 분구 지역에 출마해 단수 추천을 받았고 배재정 의원(부산 사상)은 문재인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백군기 의원(경기 용인갑)은 컷오프(공천 배제) 위기에 몰렸지만 막판에 전략공천을 받아 기사회생한 사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대표를 1회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지역구로 돌리는 게 관행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비례대표가 지역구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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