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무소속 출마 선언 “정의롭지 못한 권력 똬리 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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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24일 20시 27분


이재오 무소속 출마

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24일 “불의한 권력에 배울 것이 없다는 정의로운 은평 주민들 요구에 부응해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며 4·13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울 은평을에서 5선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학살을 당한 지난 9일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과거 민주화운동시절 10여년의 옥고를 치를 때 보다 더 심각한 고뇌에 빠졌다. 지난 몇 일간 지금껏 살아온 내 삶의 총체적 반성과 성찰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수호하는 보수정당의 뿌리”라면서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근본에는 부패와 비리와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비판을 두려워하고, 비판을 봉쇄하고 부정한 권력의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다”며 “저는 그것에 저항하고 분명한 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물러나지만 정의로운 국민은 물러나지 않는단 것은 긴 세월 민주화운동 하면서 체화된 제 삶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과 나라가 발전하려면 건전한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비판을 한다고 당에서 억지로 쫓아낼 수 있는가?”라며 “이러한 보복에 저는 언제나 굴종하지 않고 비구하게 무릎 꿇지 않고 저항해 왔다. 이것이 제 삶에 일관된 가치관이자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길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생각지도 않게 등떠밀려 벼랑끝까지 왔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가게됐다”며 “잠시 떠나서 은평주민들의 더욱 튼튼한 지지를 받아 당의 공천이 부당했고 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왕조시대에도 자기 목숨을 내놓고 반항하는 중신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그나마 시대가 유지가 됐다”며 “지금은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인데 아무리 여당이라고 해도 한 목소리만 나올 수 있나. 다른 목소리를 다 쳐내면 당의 미래를 국민이 신뢰하겠는가”라며 당 공관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과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 등 최고위에서 의결을 보류한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며 이른바 ‘옥새 투쟁’을 선언했다. 이에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당 대표가 사전 조율 없이 독단적으로 국민 앞에 (무공천을)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며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진행을 거부하면 원유철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최고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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