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비례대표 1번으로 선관위에 등록했다. 사진 출처 신동욱 공화당 총재 트위터
여당의 ‘공천 전쟁’이 봉합됐지만 청와대의 분위기는 무겁다. 청와대가 내심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공천 결과가 나왔고,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해온 ‘국회·야당 심판론’은 묻힌 대신 야당은 ‘경제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공화당 비례대표로 4·13총선에 출마하자 “뜻대로 풀리는 일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대 국회에 ‘무혈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청와대로서는 가장 불만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 전 원내대표를 오히려 대선주자급으로 키워주기만 한 희한한 공천”이라고 했다. 공천 논란 와중에 이른바 ‘강남 벨트’에서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줄줄이 낙천한 것도 청와대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또 박 대통령은 국회가 총선을 앞두고 안보·경제 현안에 소홀한 것을 “직무유기”라고 비판하며 ‘국회·야당 심판론’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하지만 여당 내분이 부각되면서 국회·야당 심판론은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심판론을 앞세워 박근혜 정부 심판을 총선의 쟁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법 등에 반대하며 정부의 경제 살리기 노력에 발목을 잡은 야당이 경제 심판을 외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의 출마는 박 대통령의 가족 문제라는 점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불편한 기색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가족들이 세간의 이목을 끌지 않기를 바랄 텐데 박 전 이사장의 출마 소식에 착잡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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