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감독의 눈으로 본 북한의 현실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감독 비탈리 만스키) 측이 1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담은 비하인드 스틸을 최근 전격 공개했다.
‘태양 아래’는 애초 러시아와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아 평양 주민의 일상을 다큐멘터리로 표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촬영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노골적으로 조작과 왜곡을 하려고 해 제작진은 작품을 북한 체제의 현실을 보여주는 ‘폭로’영화로 바꿨다.
내용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진미’라는 8세 소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제작진이 촬영하기 직전 마주한 진미의 생활은 모두 조작돼 있었다. 진미의 집은 새로 지은 대형 아파트로 바뀌어 있었고 진수성찬이 있는 부엌에는 흔한 식기 하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촬영할 때마다 검은 코트의 경호원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태양 아래’ 제작진은 비하인드 스틸을 공개해 거짓으로 포장된 북한의 실상과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세심한 부분까지 포착했다.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을 담은 장면에는 일반 가정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부엌에 식기 하나 없어 허전해보이고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소학교에선 아이들이 담요를 두르거나 체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 사상 교육 현장을 담은 사진에선 전쟁 영웅의 제복을 금빛 훈장으로 가득 메워 존경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부각했고, 촬영시 공장 직원들 위치까지 하나하나 정해주는 관계자의 적나라한 모습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폭로했다.
만스키 감독은 1월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촬영을 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진실을 담는 게 불가능했다. 촬영을 할수록 사실이 아닌 비현실로 꽉 차 있었다”라며 “북한인민들은 북한의 거짓 선전이라는 상자 안에 생각이 갇혀있다. 정부가 선전하고 만드는 이상적인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저 북한이 옛 소련의 스탈린 시대와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스탈린 시대 때는 개인의 자유는 제한됐지만 속으로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그마저도 빼앗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양 아래’를 본 외국 언론은 “가장 비밀스러운 나라, 가장 화제가 될 영화!”(Screen Daily),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심 가질만한 영화”(The Hollywood Reporter) 등이라고 평하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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