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경제민주화는 포퓰리즘”… 김종인 “헌법은 읽어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총선 D-12/공식 선거운동 돌입]여야 선대위장 경제이슈 대결
康, 연일 양적완화 필요성 주장… 金 “경제에 무능한 정부 심판해야”
與 공천갈등 덮는 새 논쟁에 화색… 더민주, 정책 주도권 뺏길까 고심

“제 손가락 기억하세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 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각각 서울 마포갑 안대희,종로 정세균, 마포갑 홍성문 후보를 찾아가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손가락 포즈는 각 소속 정당 기호를 뜻한다. 전영한 scoopjyh@donga.com / 홍진환 기자
31일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6박 8일 일정으로 출국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초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제 심판론’을 앞세워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던 ‘타깃’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박 대통령의 부재(不在)로 초반전은 새누리당 강봉균 선거대책위원장의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의 채권을 매입해 돈을 푸는 정책) 카드와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경제민주화론’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의 부재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강봉균, “김종인 경제민주화는 달콤한 선전”

강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지금 민간경제연구소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5%도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가 계속 나빠지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양적완화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의 양적완화 주장에 유 부총리는 “노코멘트”라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위원장은 “한국판 양적완화는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을 도와주는 형식이라 일본처럼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자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강 위원장은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달콤한 선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과 가정경제를 살리는 게 경제민주화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정치민주화’처럼 좋은 것이고,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선전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식 경제민주화’에 ‘강봉균식 성장촉진책’으로 받아친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양적완화가 공격받을 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공천 갈등만 부각되던 여당이 다른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며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은 점도 큰 효과”라고 평가했다.

○ 김종인, “강봉균, 헌법도 안 읽어”


김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경제심판론’을 외쳤다. 그는 31일 0시 공식 유세를 서울 중구 동대문 신평화시장에서 시작했다. 김 대표는 “경제에 무능한 정부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놓은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강 위원장에 대해 “경제민주화가 헌법의 가치로 돼 있는데, 헌법의 가치를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 뭐라 답할 수가 없다”며 “(강 위원장은) 헌법도 안 읽어 본 사람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 내부적으로는 강 위원장이 꺼내든 양적완화가 선거 초반 경제 이슈로 부각되자 고민에 빠졌다. 경제민주화가 2012년 대선에 이어 재차 등장한 이슈이기 때문에 폭발력과 주목도가 양적완화 카드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초 더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대립 구도를 만들려 했지만 박 대통령의 부재와 강 위원장의 선공(先攻)으로 ‘강봉균 대 김종인’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당 관계자는 “‘양적완화 주장이 잠깐 눈길은 끌었지만 정부에서도 반론이 제기되면서 이미 실패한 카드가 됐다”며 “강 위원장의 일방적인 주장에 맞대응하기보다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강봉균#김종인#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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