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7/안갯속 접전]一與多野… 서울, 야권분열 과거사례 보니
15代 DJ 분당으로 與 어부지리…
14代땐 ‘與성향 야당’ 정주영 효과… 일각 “국민의당 의외 결과 낼수도”
이번 4·13총선에서 서울 지역 선거 결과는 14대 총선과 비슷할까, 15대 총선과 비슷할까. 1992년 14대 총선과 1996년 15대 총선, 그리고 이번 20대 총선은 야권에 중량감 있는 제3세력이 등장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14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민주자유당, 야당인 민주당의 양자 구도에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대선을 겨냥하며 창당한 통일국민당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통일국민당은 당시 서울 44개 전체 지역구 중 41곳에 후보를 냈고 2석을 얻었다. 당선자 2명을 제외한 후보들은 최소 4.6%, 최대 31.8%로 평균 20% 안팎의 득표율을 보였다.
그럼에도 당시 서울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25석을 차지했고 민자당은 16석에 그쳤다. 통일국민당이 야당이긴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여권 분열이었다는 얘기다. 당시 통일국민당에 참여했던 정치권 인사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념 성향으로 보면 지금 국민의당보다 좀 더 오른쪽에 있었고, 여권 성향 지지층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1996년 4월 총선은 제1야당이던 통합민주당에서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새정치국민회의로 옮겨가 새로운 제1야당을 이루면서 야권이 갈라졌다. 새정치국민회의는 1995년 정계에 복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했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나온 의원들로 이뤄진 것은 새정치국민회의와 비슷하지만 의석수로 보면 통합민주당과 흡사하다.
통합민주당은 서울 47개 전체 지역구에 모두 후보를 냈지만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승자는 27석을 얻은 여당 신한국당이었다. 새정치국민회의는 18석에 그쳤다. 사실상 처음으로 여권에 서울을 내준 선거였다. 통합민주당이 잠식한 야권표가 승부를 가름한 지역구가 많았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14대 통일국민당과 같은 결과를 낳을지, 15대 통합민주당의 효과를 나타낼지, 아니면 제3의 존재감을 과시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호남이다. 14대 때 민주당과 15대 때 새정치국민회의는 서울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호남을 석권했다. 민주당은 호남 37석 중 36석을, 새정치국민회의는 호남 39석 중 37석을 가져갔다. 하지만 현재 호남에서는 제1야당인 더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당이 우세하다는 게 정치권 공통의 평가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호남의 탄탄한 지지 기반을 선거일까지 유지한다면 국민의당이 서울에서 의외의 결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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