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격전지를 가다]전주병 김성주-정동영 접전
“후배 김성주 자리 뺏으면 안되지” vs “친노 핍박받은 정동영 외면못해”
전북 지역 판세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전주에서는 세 지역구 모두 초접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7일 전주에서 만난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했다. 전주병은 선거 초반 앞서가던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후보를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맹추격하면서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이웃한 전주을은 새누리당까지 가세해 3자 구도가 형성됐다. ○ 전주병 “일 잘하는 현역” vs “큰 인물 뽑아야”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전주 덕진구 송천동의 한 식당. TV로 중계되는 비례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지켜보던 인근 성당 신자들 간에 즉석 토론이 벌어졌다.
“한번 바뀌어야 하지 않나?”(박모 씨·62·여)
“그래도 정동영이 큰 인물이라면서 또 여기로 온 건 옳은 일이 아니죠.”(원모 씨·43)
원 씨는 “서울에 출마했던 정 후보가 일 열심히 하는 후배 지역에 다시 나온 건 너무한 것 같다”고 했다. 현역 의원인 김 후보는 정 후보의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후배다.
김 후보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주지원 설립 등의 성과를 앞세워 ‘일꾼 김성주’를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접전 양상이지만, 막바지가 되면 지역 발전을 위해 뛸 진짜 인물이 누구인지 유권자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고향으로 돌아온 정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최봉관 씨(61)는 “친노(친노무현)에 의해 핍박받아 공천을 못 받을 정도로 고생했던 정 후보를 다시 국회로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15대, 16대 총선 당시 이곳에서 연거푸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던 정 후보는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다시 당선됐다.
‘전북의 힘, 정동영’을 강조하는 정 후보는 길거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서슴없이 큰절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저에 대한 ‘신임 투표’의 성격”이라며 “서서히 ‘정동영을 다시 써야겠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 전주을, 새누리 vs 더민주 vs 국민의당 3파전
전주을은 전날 발표된 연합뉴스-KBS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28.4%),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27.9%),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24.8%)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19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 출마인 정 후보는 이날 완산구 일대에서 ‘게릴라 길거리 유세’를 다니며 막판 표 몰이에 나섰다.
그는 “예산 폭탄이 아니라 예산 통로를 열겠다”고 호소했다. 효자동에서 만난 직장인 송모 씨(41)는 “전주에도 여당 국회의원이 한 명 나와야 야당 의원들이 긴장할 것 같다”며 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효자동과 서신동 상가 곳곳을 누비며 밑바닥 민심을 훑은 최 후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이 수권 능력이 있고 전국 정당인지를 보고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천동 주민 김모 씨(64·여)는 “다음 대선에서 더민주당이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최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더민주당은 그동안 야당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제3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신동에 살고 있는 최모 씨(39)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국민의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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