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의 SNS민심]댓글 저변에 흐르는 票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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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선거를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생각의 편린을 찾아봤다. 3월 26일∼4월 1일 네이버 뉴스에서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정치 뉴스들을 수집하고, 그 뉴스에 달린 댓글 3만5190건을 분석했다. 주의할 점은 댓글을 쓰는 층이 이번 선거의 유권자 표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유권자 대표들이 댓글을 다는 게 아니니까.

그렇지만 댓글 층에서도 일말의 민심을 읽을 수 있다. 댓글에 나온 단어 빈도에서 ‘안철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젊은층의 관심이 폭발한 것인가. 그가 이끄는 당의 호남 돌풍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심판’이라는 단어는 그 다음이다.

주제어와 연관어를 분석해 보면 먼저 ‘야당’ 클러스터가 보인다. 댓글을 단 유저들이 ‘여당’과 ‘정권’ 심판을 위해 ‘단일화’와 ‘연대’를 해야 한다는 목표가 드러난다. 그 배후에는 ‘대한민국’의 일자리 문제 등 미래에 대한 걱정이 표현된다.

‘문제’는 ‘국회’가 ‘바보’라는 것이고, ‘정치’는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지지’하거나 ‘공감’하는 정당이 드물다. 국민은 이렇게 정치에서 소외된다. 야권 내의 이합집산으로부터도 그러하고, ‘박근혜’, ‘유승민’, ‘김무성’ 간의 알력 관계로부터도 그러하다.

다른 특징들도 보인다. 대한민국과 새누리당에 걸쳐 있는 연관어 ‘일자리’가 최대 관심사로 보인다. ‘새누리당’ 주제어가 독립돼 있는 점이 흥미롭다. ‘과반’, ‘콘크리트 지지층’, ‘지지자’, ‘역선택’ 등이 주요 연관어로 나타난다. 모든 문제와 상관없이 이 당이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댓글에서 드러난다. 이는, 야권 지지 성향을 갖고 있는 댓글 층의 우려 내지는 푸념(?)이 이렇게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변화로 생산적인 경쟁과 희망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것이 국민의 소외와 정치 혐오를 극복하는 길일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 댓글에서는 정치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정치 담론의 변화가 아닐까.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