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도 부족? “北, 개성공단 제품 中에 판매 시도”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12일 10시 11분


지난 2월 한국 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남겨두고 온 제품들을 북한이 중국 쪽에 판매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12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중국 변경도시 상점들에 개성공단에서 만든 의류를 판매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선양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조선족 소식통은 RFA에 “얼마 전 북한사람이 매장을 방문해 개성공단에서 만든 의류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타진해 왔다”고 밝힌 뒤 “개성공단 제품이라면 품질은 좋을 테니 구입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정치적 문제가 걸려있는 제품이라는 게 마음에 걸려 생각해 보겠다고만 하고 그냥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의 남한기업 제품이라면 북한이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강탈한 물건인데 그것을 사들여 판매를 한다는 것은 나도 공범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그 북한사람이 다른 의류 가게에도 들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몰수한 제품을 팔기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단둥의 다른 소식통도 “단둥에서도 북한 무역주재원들이 개성공단 제품을 팔기 위해 상점들을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는) 그냥 뜬소문이겠거니 했는데 심양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북한이라면 충분히 그런 짓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개성공단 제품을 중국에 들여오려면 밀수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다”며 북한이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 상점들에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것은 외화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에는 개성공단 완제품들이 북한 장마당으로 흘러들어가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RFA는 당시 보도에서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의 말을 인용해 “양말과 신발 등 개성공단 물건 몇 가지가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외에도 많은 물건들이 (북한) 전국에서 팔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완전 철수를 결정한 이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북남사이 채택 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된 모든 합의들을 무효로 선포한다”며 “우리 측 지역에 있는 남측 기업들과 관계기관들의 모든 자산을 완전히 청산해버릴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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