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싸움… 쪼개진 野… 정책은 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3일 03시 00분


[13일 선택의 날/표심은 어디로]엎치락뒤치락 총선레이스 100일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각 당의 지지도는 반전(反轉)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진박(진짜 박근혜) 대 비박’ 공천 파동,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지지도가 등락을 반복했고, 창당 2개월 남짓 된 국민의당도 마찬가지였다. 여야 3당의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된 100일간의 시간을 되짚어 봤다.

새누리당은 2월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공천을 둘러싸고 극심한 당내 갈등을 빚었다. 이 위원장은 “우선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을 내건 김무성 대표와 정면으로 대립했다. 김 대표가 2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독단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그런 언행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받아치며 갈등이 고조됐다.

지난달 8일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김 대표를 향해 막말을 쏟아낸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공관위는 15일 윤 의원과 비박계 현역 의원 7명을 공천 배제했다.

후보자 등록일을 하루 앞두고서야 새누리당은 가까스로 공천 작업을 끝냈다.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던 유승민 의원은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핑퐁게임’을 하며 공천 결정을 미루자 23일 밤 12시 직전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김 대표는 공관위가 단수 추천한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갑·동을·달성 등 5개 지역 공천장에 날인을 거부하는 ‘옥새투쟁’을 선언했고 이튿날 논란이 된 지역구 6곳을 ‘3 대 3’으로 주고받으며 마무리했다. 새누리당 선대위 지도부와 후보들은 대구로 내려가 공천 파동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향해 ‘석고대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년 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도왔던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김 대표는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당만 들여다봐도 아직도 과거의 민주화를 부르짖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도층을 잡기 위한 ‘우(右)클릭’ 행보를 이어갔다. 3월에는 친노(친노무현) 좌장이었던 이해찬 의원과 ‘강성’ 정청래 의원 등 현역 26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운동권 색깔 빼기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던 더민주당은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달 20일 더민주당 중앙위원회는 비례대표 명단 추인을 거부했고, 밤샘 투표를 통해 이튿날 명단을 수정했다. 이에 김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며 ‘사퇴’ 카드로 배수진을 쳤다.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당시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23%까지 올랐던 정당 지지도는 비례대표 공천 파동 이후 20%까지 하락했다. ‘차르’(황제)라 불리던 김 대표의 힘도 급격히 약화됐다.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국민의당이 태동했다. 더민주당의 야권 통합 제안은 국민의당엔 최대 위기였다. “당 대 당 연대는 없다”는 안 대표에게 반발해 ‘창당 공신’인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가 당무를 거부했다. 김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천 대표가 최고위원으로 복귀하면서 간신히 봉합됐다. 이후 더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잇달아 입당하면서 20석을 확보했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했다.

8%까지 추락했던 당 지지도는 지난달 새누리당, 더민주당이 공천 갈등을 빚으면서 양당에 실망한 부동층이 제3당에 눈길을 돌려 10%대로 반등했다. 선거 막바지 ‘야당 텃밭’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자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는 8, 9일 광주를 찾아 “총선에서 호남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무릎사죄를 하기도 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홍정수 기자
#공천싸움 정책#선거#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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