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선택의 날/기로에 선 여야 6인]지역구 떠나 대구서 승부수
승리땐 대선주자로 떠오를듯… 오세훈-정세균도 ‘큰 꿈’ 갈림길
유력 대선주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여권에 새 피가 수혈될 수 있을까. 층이 두꺼운 야권 대선그룹에 유력 후보가 추가될 수 있을까. 총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중량급 여야 후보 중 한쪽은 정치권에서 한동안 또는 영원히 사라져야 할 운명이다.
대구 수성갑의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그중 하나다. 경북고 선후배 사이인 두 후보는 모두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자신의 수도권 지역구를 떠나 대구 수성갑으로 내려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더민주당 김 후보가 19대 총선 때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수성갑은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3월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등록된 대구 지역 여론조사 59건 중 19건이 두 후보의 격돌에 집중했을 정도다.
새누리당 김 후보가 승리한다면 TK(대구경북)가 경기지사까지 지냈고 친박(친박근혜)계도 아닌 김 후보를 주류 보수의 적자(嫡子) 중 하나로 인정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여권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인증을 TK의 핵심 지지 기반에서 받게 되는 셈이다. 더민주당 김 후보가 이긴다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야당 후보가 보수의 심장에서 민주화 이래 처음 당선된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여기에 더해 영남의 지지를 받는 야권 대선후보의 탄생을 뜻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TK발(發) ‘영남후보론’이 된다. 문재인-안철수-박원순으로 굳어지는 듯했던 야권 대선주자 레이스에 작지 않은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패배하는 쪽은 누구든 깊은 정치적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서울 종로의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민주당 정세균 후보도 승자독식의 혈투를 치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 후보가 일부 친박 진영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대권 레이스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이 무성하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서 승리한다면 곧바로 여권 대선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의 1일 창간 96주년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큰 꿈’을 잠시 접어뒀던 정 후보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오 후보가 패배한다면 2017년 대선은 그의 시야에서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에게 패배는 정계은퇴가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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