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용 북한 외무상(사진)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협정 서명식에 참석한다. 이 외무상의 뉴욕 방문은 2014년과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달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2270호)가 채택된 후 북한의 장관급 이상 고위 관리가 국제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11일 이 외무상의 뉴욕 방문 소식을 전한 뒤 ‘이 외무상과 반기문 사무총장 간 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엔 “확인해 줄 수 없고, 어떤 언급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유엔 소식통들은 “반 총장으로서는 이 외무상과 따로 만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예전에 이 외무상과 2차례 면담하면서 평양 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문에 북한 방문이 좌절돼 실망감과 당혹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외무상의 이번 서명식 참석에는 국제사회와 대화하고 싶다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된 데다 반 총장도 ‘역사적 방북’ 카드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어서 두 사람의 세 번째 만남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 총장 주변 인사들은 그동안 “북한이 도발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려 할 때 반 총장의 역할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왔다. 반 총장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북평화와 화해를 도모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기회가 있다면 방북을 포함해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반 총장과 가까운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10년간 재직하면서 북한을 한 번도 다녀오지 못했다는 사실에 반 총장이 종종 안타까움을 호소하곤 했다”고 전했다.
22일 서명식에는 130개국 이상의 대표가 참석한다. 이 중 60여 명이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이다. 미국 대표로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한국 대표로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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