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이 다음 달부터 국방마트(PX)에서 외국산 담배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PX에서 외국산 담배가 판매되는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이를 두고 국민 정서상 외국산 담배의 군납 허용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13일 국군복지단 주관으로 진행한 PX 신규 납품 담배 심사에서 미국과 일본 담배회사를 포함한 3개 회사 제품 4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담배는 미국 필립모리스의 ‘말버러 골드 오리지널’, 일본 JTI의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 한국 KT&G의 ‘레종 프렌치 블랙’, ‘보헴 시가 슬림핏 브라운’이다.
이들 담배 4종은 다음 달 1일부터 1년간 PX에서 판매된다. KT&G가 독점해 온 군납 담배시장을 2006년 외국계 회사에 개방한 지 10년 만에 PX 판매가 허용된 것이다. 군은 해마다 경쟁입찰로 PX 납품 담배들 가운데 일부를 새 품목으로 교체해왔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의 소송 제기 등에 군 당국이 손을 든 게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군이 지난해 PX 납품 담배를 국산 담배로 선정하자 필립모리스와 영국 담배회사 BAT 등이 반발해 PX 납품 담배 선정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KT&G와 잎담배 생산농가는 이번 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KT&G 측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협정에도 모든 군수물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자국산 제품 우선 구매를 인정한다. 미국과 영국, 일본도 군에는 자국산 담배만 공급한다”며 “국가관과 정체성이 중시되는 군의 특성을 고려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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