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속 北-中교역 되레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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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3월 교역액 20% 증가”… 中 “안보리 결의 엄격 집행할 것”
3월 교역통계 자료는 공개 안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되고 있으나 북-중 교역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키를 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황쑹핑(黃頌平)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대변인은 13일 1분기(1∼3월) 무역통계 설명 기자회견에서 이 기간 북-중 교역액이 총 77억9000만 위안(약 1조37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북 수출액은 39억6000만 위안(약 6994억 원)으로 14.7% 늘어났고,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액은 38억3000만 위안(약 6764억 원)으로 10.8% 증가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시행되기 시작한 3월 3일 이후인 3월에 북-중 간 교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황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3월 자료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KOTRA 베이징무역관이 해관의 자료를 기초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3월 북-중 교역액은 4억9000여만 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20%가량 늘었다.

북한 대외 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북-중 간 교역이 제재에도 오히려 늘어나자 중국이 성실히 제재를 이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황 대변인은 1분기 북-중 교역액 증가와 관련해 “대북 제재에 들어가기 전 통계”라고 해명했으나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된 3월 이후에도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해관총서 발표가 나온 뒤 이날 오후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유엔의 대북 제재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1분기 북-중 교역액이 증가한 것이냐’는 질문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의 모든 결의를 우리는 엄격히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 대변인은 “중국은 조선(북한)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과의 정상적인 관계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북-중 간 교역 증가가 결의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교역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런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에 대해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중교역#유엔#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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