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황제)’가 부활했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3총선 방송사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13일은 김 대표가 영입된 지 90일이 된 날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현재 가진 의석수(107석) 정도만 확보하면 선전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히고 패배하면 사퇴할 것임을 시사했다. 선거 막판 각종 여론조사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김 대표는 “100석은 넘을 것”이라며 측근들에게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6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전까지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게 됐고, 이후 당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김 대표는 13일 오전 서울 강북구에 있는 조부 가인(街人)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묘소를 찾은 뒤 “우리 당이 정상적인 지도부가 존재하지 않고 비대위로 운영되고 있어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지 의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입된 이후 당을 장악해 공천 과정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지만 비례대표 ‘셀프 공천’으로 호남에서 당 지지도가 급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총선에서 기사회생하면서 차기 당권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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