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친여 무소속 있다”…유승민 등 복당 문제 태도 변화?

새누리당의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새누리당의 참패로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과 관련해 “친여 무소속이 있을 수 있다”며 진지하게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늬앙스의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 친박계가 “복당은 없다”고 공언하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경기도 의정부을에서 4선 도전에 성공한 홍 의원은 14일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참패는)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다양한 국민들의 욕구가 결국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여도 야도 아닌 제3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무소속이 됐건 아니면 국민의당이 됐건, 그런 것들이 이번 선거에서 저희가 가장 눈여겨봐야 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인물들을 복당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제가 보기에는 무소속이라고 다 똑같은 무소속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친여 무소속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들이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이번 표심을 통해서 저희한테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한 뒤 “선거 끝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우리가 무소속을 입당시키겠다, 안 시키겠다고 하는 얘기조차도 사실 국민들이 보기에 상당히 겸손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대답을 내놓았다.

당초 새누리당 친박계는 탈당·무소속 출마자들에 대해 “당선돼도 복당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은 원내 1당 자리까지 빼앗기며 대패해 이들의 복당 문제에 고집을 부리기가 애매해진 상황이다. 친박계 핵심인 홍 의원의 이날 발언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다.

한편 이번 20대총선에서는 당적을 떼고 홀로서기에 나선 무소속 후보가 11명이나 당선되는 ‘무소속 바람’이 불었다.

이들 11명 가운데 강길부(울산 울주)·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유승민(대구 동을)·윤상현(인천 남을)·이철규(강원 동해·삼척)·장제원(부산 사상)·주호영(대구 수성을) 등 7명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이른바 ‘친여 무소속’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새누리당이 비박 유승민 의원 등 친박계에서 거부감을 나타냈던 일부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까지 허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