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3총선에서는 여야 텃밭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견고했던 지역주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텃밭의 반란’이 일어난 지역의 정당 득표율을 보면 지역주의 균열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여당 텃밭’인 부산에서는 18석 가운데 6석을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 대구 수성갑에는 더민주당 김부겸 당선자가 세 번째 도전 끝에 야당 깃발을 꽂았다. 더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경남 김해갑과 김해을, 양산을과 정의당 후보가 당선된 창원성산도 있다.
야당 후보들이 약진한 이 지역들에서는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도 함께 떨어졌다. 대구에서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은 53.06%로 19대(66.48%)에 비해 13.42%포인트나 하락했다. 부산과 경남은 19대 총선에 비해 각각 10.09%포인트, 9.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에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정당 득표율은 높아졌다. 부산에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득표율(46.96%)을 합치면 새누리당 득표율(41.22%)을 앞선다. 대구와 경남에서 더민주당의 19대, 20대 득표율은 비슷했지만 국민의당이 17%대 득표율을 얻은 결과다.
야당 텃밭이었던 전남 순천과 전북 전주을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정운천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도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지역들에서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은 아직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해 19대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호남 맹주가 교체됐다. 19대 총선에서 더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전북(65.57%)과 전남(69.57%)에서 높은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더민주당이 국민의당 득표율에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두 야당이 표를 나눠 가지면서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줄었다는 뜻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에서 영·호남 한 곳에 기댄 대통령은 나오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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