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 당국자 “韓 독자 핵무장 불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5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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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확고한 억지력으로 독자 핵개발 불필요”

美 에너지부 부장관, 서울서 트럼프式 ‘한국 핵무장론’ 반대 쐐기
“일부 국가 능력 있지만 핵개발 않은 것은 미국의 안보공약 때문”

미국 고위 당국자가 한국을 방문해 독자 핵무장이 불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엘리자베스 셔우드-랜달 미 에너지부 부장관은 15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에서 가진 특강에서 “우리가 핵비확산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의 확장 억지력은 실질적이며 우리의 우방국들이 고유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셔우드-랜달 부장관은 이날 ‘항구적인 한미 핵안보’를 주제로 가진 특강에서 “확장 억지력에 대한 공약은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의 핵비확산 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일부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미국이 주는 믿음(안보공약)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부장관은 자신이 지난해 하원 증언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확장 억지력이란 미국이 핵위협에 처한 동맹국을 대상으로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핵우산 제공을 포함해 재래식 무기와 미사일방어 등을 망라한다. 셔우드-랜달 부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확고한 억지력을 제공하는 만큼 한국은 독자적인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을 외교적으로 에둘러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 안보 회의 참석차 방한한 미국 고위 당국자가 한국에서 특강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제1차 한미 고위급 원자력 위원회 참석을 위해 한국에 체류 중인 부장관이 이날 특강을 자청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가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한국, 일본에 독자 핵무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쐐기를 박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한 기간 한국 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셔우드-랜들 부장관은 트럼프의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 논의하고 대선과정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진전될지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조숭호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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