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이제는 경제다]산업 대개조 골든타임 8개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8일 03시 00분


부실기업 정리-업종 재편 못미뤄… 총선직후∼2016년말 대선정국 시작前
정치논리 개입 없이 추진할 적기… 유일호 “구조조정 행동 나서겠다”

4·13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정책들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부실 기업 구조조정과 과잉공급 업종의 재편 등을 중심으로 한 ‘산업 대개조’는 한국 경제의 회생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또 지금부터 대선 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기 전인 올해 말까지 8개월 정도가 산업 대개조 작업을 추진할 최적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 구조개편을 정치권과 업계에 떠넘긴 채 시간을 끌다가는 성장 잠재력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취약 분야 구조조정을 진행하려면 인력 감축과 기업 인수합병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나타날 근로자 및 기업의 거센 반발이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대선 주자들을 압박하는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옛 산업자원부 장관)은 “정치권은 지역구의 일자리와 공장이 날아가는 구조조정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갖고 썩은 부분을 잘라내는 장기 구조조정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정치권과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산업 대개조에 나서지 않으면 일부 기업·업종의 부실이 한국 경제 전체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 동아일보가 17일 한국경제연구원과 주요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제조업의 연간 생산능력 증가율은 2010년 7.9%에서 지난해 역대 최저치인 1.2%까지 떨어졌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구조조정을 미룰수록 수반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성장 잠재력도 훼손될 것”이라며 “부실 기업을 도려내는 차원을 넘어서 장기적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원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도 조선사 통폐합, 해운사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돌입을 포함한 적극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이르면 6월 말 이전이라도 일부 시행에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가 없다. 내가 직접 챙기겠다”며 “(해운업 구조조정은)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김창덕 기자
#총선#경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