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이 어제 서울에서 외교차관 협의회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해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깊은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제 박근혜 대통령은 “5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 포착되고 있다”며 “우리 내부의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의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선 차량 인력 장비의 움직임이 지난달보다 2, 3배 증가해 핵실험이 임박한 분위기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은 5월 7일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체제를 결속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불장난을 강행할 태세다. 허울뿐인 ‘강성대국’을 과시할 수단이 핵과 미사일밖에 없다.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15일)에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을 만회하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15일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은 이번에 핵탄두 내 핵물질에 기폭장치를 바로 연결해 폭발시킬 것으로 국방부는 예상하고 있다. 실험에 성공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단거리 스커드·노동 미사일엔 이미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국책연구기관에서도 나왔다. 북이 핵 공격 능력을 완성할 경우 대북 선제타격 외엔 충분한 방어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에겐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4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대북 제재로는 충분치 않다. 김정은이 권좌에서 축출되거나 신변의 위협을 절박하게 느낄 정도가 아니면 어떻게든 핵을 손아귀에 쥔 채 악착같이 버티려 할 것이다. 대남 도발 으름장을 놓은 북을 견제했던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이달 말 종료된다. 미일은 물론 중국과도 긴밀히 협의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북의 망상이 실현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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