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순화-안전강화 등 무쟁점 법안도 폐기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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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이후]정쟁 탓에 19代 법안통과율 43%

19대 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했던 ‘무쟁점 법안’들이 논의도 안 된 채 무더기로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여야가 쟁점 법안을 두고 대치한 탓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처음 적용된 19대 국회 법안 통과율은 43.3%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법무부는 한자어나 일본식 표현을 알기 쉽게 바꾼 민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부족(不足)되는’ ‘사기(詐欺)를 안 날’ ‘상호 면접 교섭할’ 등을 각각 ‘부족한’ ‘사기 사실을 안 날’ ‘서로 만나고 교류할’ 등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이날 몰려든 법안 400개에 밀려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처럼 용어를 쉽게 고친 노인복지법 자산유동화법 등 14개 법안 역시 해당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안전을 강화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무쟁점 법안도 무시됐다. 2014년 12월 해양수산부는 낚시 어선 승선자에게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을 제출했고 4개월 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 상정됐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세월호 인양 결정을 두고 공방만 벌이다 낚시 관련법은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사이 지난해 9월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싯배 돌고래호가 전복돼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밖에도 무쟁점 법안에는 △자동차 등록번호판의 영치로 생계가 곤란해지면 이를 일시 해제하도록 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교육감이 학교 주변을 학생안전지역으로 지정하는 학생안전보호법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상향 조정하는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안 등도 있다. 모두 민생 관련 법안이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회동하기로 19일 합의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사위에 계류된 무쟁점 법안들을 우선 통과시키기로 했다. 법제처 관계자는 “임기 만료로 법안이 폐기된다면 이를 재추진하는 데 다시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정쟁#19대#법안통과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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