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경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더민주당 내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 청와대 내에서는 기대와 회의적인 반응이 엇갈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구조조정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일단 진일보한 태도”라면서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않고 원칙만 밝힌 것이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노동·금융 개혁을 기반으로 한 경제 구조조정과 경제활성화를 국정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발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도 “김 대표는 ‘경기부양에 반대한다. 그보다는 구조조정이 우선’이라는 대원칙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조선, 해운 등 구체적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 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더민주당 최운열 당선자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의료 분야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환영한다”면서도 “야당 주류의 의견이 바뀔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4·13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더민주당이 지금이라도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다행”이라며 야당의 변화를 기대했다. 강 전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야당은 ‘구조조정하면 대기업들만 좋아지는 것 아니냐’며 번번이 반대해 왔다”며 “일단 정치권에서 기업 구조조정의 물꼬를 터줄 수 있게 한 건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야당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다만 강 전 장관은 “구조조정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경쟁력 없는 분야를 정리하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새 성장동력이 될 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인수해 산업은행에 기업 구조조정용 실탄을 제공하도록 하는 ‘한국판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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