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하 어버이연합)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로부터 돈을 받고 탈북자에게 일당을 주며 각종 집회 및 시위에 참가시켰다는 의혹과 관련, 익명의 탈북 여성은 “(경제적으로)어려운 탈북자의 경우 돈을 벌 수 있다면 따져보지 않고 나가지 않았을까”라며 탈북자들이 처한 현실을 전했다.
탈북 여성 A 씨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만약 (돈을 받고 집회 등에) 나갔다고 하면 일을 할 수 없는 사람 또는 나이 드신 분들 위주였을 것”이라며 “어쨌든 그것도 알바라고 생각하고 나가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A 씨는 최근 탈북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61%가 스스로 하층민이라고 답한 것에 공감하며, 일부 탈북자의 경우 정부의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가족관계를 부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과 동반 입국일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이 한국 분들과 똑같이 적용된다. (한국 정착)5년 후 자식들 중 소득이 200만 원 이상이 되는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서 부모가 수급을 못 받는다. 그래서 서로 부모 자식 사이가 아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사무국장은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 실태에 대해 “개인차는 있지만 2014년 9월말 기준으로 30%가 넘는 탈북자가 생계급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의 직업을 한국에서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대학교 교원 출신 탈북자가 한국에선 일용직 근로자를, 의사 출신 탈북자는 도장 파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약 3만 명 중 여성의 비율은 70% 정도.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성매매 등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사무국장은 몇 년 전 중국에 있는 아들을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티켓다방을 알아보던 탈북여성의 사연을 소개하며 “그런 데는 별로 좋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하며 모금을 해서 250만 원인가를 드렸다. 그래서 다행히 그 쪽으로 빠지지 않고 아들을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실제 성매매 등 탈북여성이 연루된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는 탈북여성들을 꼬드겨 마약을 투약한 뒤 성매매를 알선한 탈북자가 덜미를 잡혔으며, 2013년 3월에는 여관으로 차 배달을 간 탈북자 출신 다방 여종업원이 살해당했다. 또 2010년엔 일본 원정 성매매에 나선 탈북여성들과 이들을 고용한 마사지 업소 사장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들 탈북여성들은 모두 ‘생활고’ 때문에 성매매 등을 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사무국장은 “탈북자들이 한국에 와서 잘 살 수 있게 하려면 눈높이 교육을 해야 한다. 또 하나는 국민들에게 인식 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왔으니까 우리 사회식대로 살아라. 우리 쪽을 배워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며 “그들을 안아주고 함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그런 인식교육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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